다시 팀에서 일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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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쯤, 혼자 다 해내는 실험을 했다. 디자인 시안부터 퍼블리싱, 프론트 구현, 간단한 백엔드까지. 예전 같으면 여러 사람이 나눠 맡았을 일을, AI 코딩 에이전트를 옆에 두고 나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된다. 혼자서도 완결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 이 블로그가 그 증거다. 그런데 반년을 그렇게 보내고 나서 든 생각은 예상과 달랐다. "역시 혼자서도 되는구나"가 아니었다.
혼자의 한계가 아니라
오해를 먼저 풀어야겠다. 다시 팀이 그리워진 게 혼자서는 벅차서가 아니다. 번아웃이 와서, 외로워서, 힘에 부쳐서 사람이 필요해진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혼자 해보니 이 방식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알게 됐고, 그래서 팀이 생각났다.
혼자 디자인과 개발을 오가고, 반복 작업을 AI에게 넘기고, 시안에서 배포까지의 거리를 줄여보니 확실히 느껴지는 게 있었다. 이 워크플로에서 진짜 아까운 순간은 내가 병목일 때다. 나는 하루에 한 사람 몫밖에 못 한다. 아무리 도구가 좋아도 결국 통과 지점은 나 하나다.
이걸 팀에 이식하면
그때 상상이 시작됐다. 지금 내가 혼자 굴리는 이 통합된 흐름 — 디자인 감각, 퍼블리싱, 프론트, 그리고 그 사이사이를 메우는 AI 자동화 — 이걸 여러 사람이 공유하면 어떻게 될까.
혼자서는 1이 나온다. 그런데 이 방식을 아는 사람 셋이 모이면 3이 아니라 그 이상이 나올 것 같았다. 각자가 자기 병목을 AI로 걷어내고, 서로의 결과물을 빠르게 주고받으면, 개인의 생산성이 곱해지는 게 아니라 팀 전체의 속도가 다른 차원으로 올라간다. 혼자 할 때 아쉬웠던 "나 하나가 통과 지점"이라는 제약이, 팀에서는 병렬로 풀린다.
에이전시에서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일하던 시절을 떠올려봤다. 그때는 디자인과 개발 사이에서 늘 번역과 대기가 생겼다. 시안이 넘어오고, 퍼블리싱이 넘어가고, 각 단계마다 이음새에서 시간이 샜다. 지금 내가 익힌 방식은 바로 그 이음새를 줄이는 기술이다. 이걸 혼자만 쓰는 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잇는 사람
그래서 요즘 하고 싶은 역할이 조금 선명해졌다. 디자인과 개발, 그리고 AI 자동화를 잇는 사람. 어느 하나의 전문가라기보다, 그 사이를 흐르게 만드는 자리다. 반년의 혼자 실험이 나한테 준 건 결과물 몇 개가 아니라 이 감각이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이제는 이걸 같이 해보고 싶다. 좋은 팀에서, 서로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담담하게 그런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