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철학

툴은 바뀌어도 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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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웹을 배울 때는 jQuery가 전부였다. $ 하나로 뭐든 되는 세상이었고, 나는 그게 평생 갈 줄 알았다. 그러다 React가 왔고, TypeScript가 왔고, 이제는 AI 에이전트가 코드를 대신 써준다. 십몇 년 사이에 손에 쥔 도구가 최소 네 번은 통째로 바뀌었다.

바뀐 것

솔직히 매번 무서웠다. React가 처음 나왔을 때 "이제 jQuery로 먹고살던 시절은 끝났나" 싶었고, AI가 코드를 짜기 시작했을 때도 비슷한 불안이 올라왔다. 새 툴이 나올 때마다 뒤처지는 기분, 그 조급증은 지금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돌아보면 도구가 바뀔 때 실제로 버려진 건 문법뿐이었다. $('.btn').on('click')을 외우던 손은 쓸모없어졌지만, 그 코드를 왜 그렇게 짰는지에 대한 판단은 그대로 다음 도구로 넘어갔다.

남은 것

퍼블리셔 시절 몸으로 익힌 것들이 있다. 화면을 보면 구조가 먼저 보이는 눈. 이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다음에 뭘 기대할지 상상하는 습관. 마크업을 어디서 쪼개야 나중에 안 무너지는지에 대한 감각. 이런 것들은 jQuery에서도, React에서도, AI한테 시안을 던져줄 때도 똑같이 쓰인다.

오히려 AI 시대에 더 쓰인다. 에이전트는 코드를 빨리 쓰지만, 뭘 만들어야 하는지, 어디까지 만들면 되는지는 여전히 내가 정한다. 구조를 보는 눈이 없으면 AI가 낸 결과물이 맞는지조차 판단할 수 없다.

조급증에 대한 처방

그래서 요즘 새 툴이 나와서 마음이 급해질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게 문법이 바뀐 건가, 아니면 사고방식이 바뀐 건가. 대부분은 문법이다. 문법은 필요할 때 배우면 일주일이면 된다. 진짜 투자해야 할 곳은 도구가 바뀌어도 이사 갈 수 있는 자산 — 구조를 보는 눈, 사용자에 대한 감각이다.

툴은 또 바뀔 것이다. 확실하다. 그때도 남아 있을 것에 시간을 쓰자.

툴은 바뀌어도 남는 것 — 디코드랩(DCODE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