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철학

장마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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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창을 열었더니 공기가 무겁다. 곧 온다 싶었는데 점심쯤부터 제대로 내렸다. 장마다.

나갈 일이 없어서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빗소리가 은근히 좋다. 예전에 화이트노이즈 앱을 깔아서 빗소리를 틀어본 적이 있는데, 진짜 비가 오니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앱은 아직 폰에 있다. 안 지운다.

오후엔 붙잡고 있던 걸 좀 했다. 잘 됐다. 밖에 나갈 이유가 없으니 딴짓이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비 오는 날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빨래가 문제다. 어제 널어놓은 게 아직 축축하다. 방 안에 널었더니 방이 눅눅하다. 선풍기를 틀어놨는데 별 소용이 없다.

우산을 몇 개 잃어버렸는지 세어봤다. 집에 하나 있는데 그게 언제 산 건지 모르겠다. 편의점에서 산 것 같은 비닐우산이다. 장마철엔 늘 이런 식이다. 사고, 어디 두고 오고, 또 사고.

저녁엔 비가 더 굵어졌다. 커피 내려서 창가에 앉아 잠깐 봤다. 딱히 뭘 생각하진 않았다.

장마 시작 — 디코드랩(DCODE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