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 한강에 빠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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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차로 사십 분쯤 나가면 창 큰 카페가 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간다. 노트북을 챙겨 갔는데 한 번도 안 열었다. 매번 챙겨 가고 매번 안 연다.
창밖에 강이 보인다. 그걸 한참 보다가 머릿속에서 지하철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지금 저 다리가 무너지면 어떻게 나오나. 객차는 통째로 가라앉는다. 그동안 문은 안 열린다. 바깥 수압 때문이다. 그러니까 억지로 열려고 힘 빼면 안 된다. 안에 물이 차서 안팎 압력이 비슷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열고 나가야 한다. 기다리는 게 사는 방법이라는 게 좀 그렇다. 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동안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거니까.
천장 쪽엔 공기가 남을 거다. 거기 얼굴을 대고 버티다가, 문이 열리면 나간다. 나갈 땐 위로 헤엄치는데 너무 빨리 올라가면 안 되고. 여기까지 하다가 이게 잠수병이랑 상관이 있나 싶어서 검색했다. 상관없었다. 잠수병은 훨씬 깊은 데서 오래 있어야 생기는 거고, 지하철은 그렇게 깊이 안 가라앉는다. 한강 수심이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럼 창문은. 요즘 지하철 창문은 안 열린다. 비상 망치로 깨야 한다. 물속에서 망치를 휘두르면 힘이 실릴까. 안 실릴 것 같다. 이것도 검색했다.
시계를 보니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커피는 식었고 노트북은 그냥 무거웠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기분이 좋았다. 왜 이런 걸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 구조 짜보는 게 그냥 재밌다.
오는 길 지하철에서 비상망치가 어디 있나 봤다. 두 번째 칸 문 옆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