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철학

화면 공유를 안 켰다


Article

강의를 나갔다. 오랜만이라 전날에 자료를 다시 봤다.

시작하고 십오 분쯤 지났을 때였다. 뒤에 앉은 분이 손을 들었다. 화면이 안 보인다고 했다.

공유를 안 눌렀다. 십오 분 동안 내 노트북 화면만 보면서 여기 보시면, 이 줄이요, 하고 있었다. 아무도 말을 안 했다. 다들 그냥 앉아 있었다. 그게 더 무섭다.

사과하고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예제 파일이 없었다. 어제 다른 노트북에서 정리했는데 그걸 안 옮겼다. 클라우드에 올려뒀나 싶어서 찾았는데 없었다.

그래서 그냥 처음부터 짰다. 화면 켜놓고 빈 파일에서 시작했다. 이거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고요, 하면서 짰다. 중간에 오타 나서 에러도 났다. 그거 고치는 것도 보여줬다.

끝나고 몇 분이 남아서 질문을 했다. 아까 그 에러 왜 났냐고 물어봐서 또 설명했다. 시간이 좀 지나 있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생각하니 좀 웃겼다. 준비한 걸 하나도 못 썼는데 시간은 다 갔다.

내일은 화면 공유부터 확인해야지. 그걸 어디 적어놔야 하는데 또 안 적을 것 같다.

화면 공유를 안 켰다 — 디코드랩(DCODE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