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학습과 파인튜닝 — 넓게 읽히고, 좁게 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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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강에서 GPT 라는 이름을 뜯었다. G(생성형)와 T(트랜스포머)는 그 자리에서 풀었고, **P — Pretrained(사전학습)**만 "다음 강의에서"라며 미뤘다. 이번 강이 그 P 를 연다.
그런데 P 하나만 보고 끝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쓰는 ChatGPT, Claude 같은 모델은 사전학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전학습 뒤에 한 단계가 더 있다. 그 두 단계 — 사전학습과 파인튜닝 — 이 이번 강의의 전부다.
첫 단계 — 사전학습, 넓게 읽힌다
12강에서 LLM 이 하는 일을 "다음 토큰을 확률로 고른다"고 했다. 사전학습은 바로 이 일을 인터넷 규모의 방대한 글로 수없이 반복시키는 단계다.
여기서 재밌는 지점이 하나 있다. 5강과 6강에서 지도학습(정답을 사람이 붙여준다)과 비지도학습(정답 없이 무리를 짓는다)을 갈랐다. 사전학습은 그 둘 중 어디에 속할까.
이 방식 덕분에 사람이 일일이 라벨을 붙이지 않고도, 인터넷에 널린 글 전체를 학습 재료로 쓸 수 있다. 그만큼 재료가 무한에 가깝다.
- 인터넷 등 방대한 글을 모은다책·웹문서·코드 등, 사람이 따로 정답을 안 붙인 원본 텍스트
- 다음 토큰 맞히기를 반복시킨다12강의 그 고리를 글자 그대로 수천억 번 돌린다
- 문법·상식·세상 지식의 '감'이 손잡이에 쌓인다정답을 맞히려 애쓰는 과정에서 부산물처럼 딸려 나온다
둘째 단계 — 파인튜닝, 좁게 다듬는다
사전학습만 끝난 모델에게 "오늘 저녁 뭐 먹지?"라고 물으면, 대화 상대로 답하는 대신 그 문장 뒤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법한 글을 그냥 이어 쓴다. 질문이 아니라 이어 쓸 텍스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 모델을 "질문엔 이렇게 답해야 한다"는 태도로 다듬는 단계가 파인튜닝이다.
사전학습 (pretraining)
넓게 읽힌다
- 인터넷 등 방대한 원본 텍스트
- 정답은 텍스트 자체 — 다음 토큰이 곧 정답
- 문법 · 상식 · 세상 지식의 감을 잡는다
- GPU 수천 장, 몇 달 단위의 막대한 비용
파인튜닝 (fine-tuning)
좁게 다듬는다
- 사람이 고른 (질문, 좋은 답) 예시 등
- 정답은 사람이 정한 '이렇게 답하라'는 형식
- 대화하듯 답하는 태도를 익힌다
- 사전학습보다 훨씬 적은 데이터 · 비용
파인튜닝에 쓰는 예시는 사람이 직접 "좋은 답"을 골라 만들거나, 모델이 낸 여러 답 중 사람이 더 나은 쪽을 골라주는 방식으로도 만든다. 사람의 선호를 학습에 반영하는 이런 방식에는 RLHF(사람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정확한 절차는 유료 실습의 몫이고 여기서는 "사람의 선호를 한 번 더 학습에 반영하는 단계가 있다" 정도만 잡으면 된다.
| 이름 | 어느 단계의 산출물인가 |
|---|---|
| 파운데이션 모델 (foundation model) | 사전학습만 끝난 상태 — 대화하듯 안 답한다 |
| 인스트럭트 모델 / 챗 모델 | 파인튜닝까지 끝나 대화하듯 답하는 상태 |
정리하면
사전학습은 방대한 원본 텍스트로 다음 토큰 맞히기를 반복해 넓은 바탕을 깔고, 파인튜닝은 그 위에 적은 예시로 대화하는 태도를 입힌다.
- 01
사전학습은 다음 토큰 맞히기를 인터넷 규모로 반복하는 것이다
정답은 텍스트 자체에 있다. 이런 방식을 자기지도학습이라 부른다.
- 02
사전학습만 끝난 모델은 대화하듯 답하지 않는다
질문을 그냥 이어 쓸 텍스트로 받아들인다. 이 상태를 파운데이션 모델이라 부른다.
- 03
파인튜닝이 대화하는 태도를 입힌다
사람이 고른 소량의 예시로, 질문엔 이렇게 답하라는 형식을 다듬는다.
- 04
파인튜닝은 새 지식을 넣어주는 단계가 아니다
학습 데이터에 없던 정보는 여전히 모른다. 17강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그런데 사전학습으로 아무리 넓게 읽혀도, 모델이 한 번에 붙잡고 볼 수 있는 글의 길이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 — 컨텍스트 윈도우 — 를 다음 강의에서 열고, 모델이 왜 가끔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는지도 함께 본다.